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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면 그 아픔이 결국 사라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손으로 계속 딱지를 건드리면서 그 상처가 낫길 바라서는 안 된다. 딱지는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환경에서 믿음을 갖고 시다리면 상처는 생각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

  그렇다면 건강한 환경이란 무엇일까? 심리치료에서 이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공존하는 관계,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연민을 갖는 관계가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이런 관계가 성립하려면 가장 친밀하면서도 서로에게 어느 정도의 선을 지켜야 한다. 심리치료사는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의 완전성을 믿어야 한다. 치유 과정에 대한 신뢰만 있다면 상처를 일부러 건드리고 딱지를 뜯어낼 필요가 없다. 믿음은 상처가 저절로 치유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 대니얼 고틀립 지음, 노지양 옮김, 《마음에게 말걸기》, 문학동네(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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