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한국 천주교 여러 교구의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도 길어지고 있다. 나는 어차피 일요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지면서, 미사는 1년에 3번만(부활, 성탄, 그리고 가족 기일이 많은 여름) 참여하기로 마음 먹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미사라도 보는 일이 많아진 것은 나 스스로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결혼 후 이른바 '조당'으로 인해 영성체도 고해성사도 못하던 때 관심을 가졌던 '신령성체'가 최근 가톨릭교회에서는 이슈였다. 대다수 신자들에게는 낯설은 것이었을 이 신령성체라는 개념을 교회가 설명하고, 이를 위한 기도문까지 배포하는 상황이 됐으니 말이다(천주교 의정부교구 홈페이지 공지사항 '신령성체에 관하여' 참고). 인터넷 신문 가 3월 19..
묵시 7,9-17 선택된 이들의 무리인 교회 그다음에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그들은,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어좌 앞에 또 어린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구원은 어좌에 앉아 계신 우리 하느님과 어린양의 것입니다.” 그러자 모든 천사가 어좌와 원로들과 네 생물 둘레에 서 있다가, 어좌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며 말하였습니다.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힘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그때에 원로 가운데 하나가, “희고 긴 겉옷을 입은 저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느냐?” 하고 나에게 물었습니다...
July 21, 2019 – 원래 https://antharch.blogspot.com/ 에 썼던 글이다. 이 글은 2018년 11월에 썼던 '한국 천주교 관면혼, 내게는 힘들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이사 오기 얼마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민법 상 결혼을 한 후에는 혼인교리교육 없이 관면혼이 가능하다고 쓴 글을 어디선가 보게 되었다. ‘좋아, 그 과정에서 혼인교리교육만 빠져도 할 만 하겠다’ 생각이 들어서, 이사 후에는 어떻게든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 선종 후 1주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위령 미사 때, ‘내가 영성체를 해도 되나, 안 되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고, 또 다시 고해소 앞에서 “지금 당신의 상태로는 (고해성사도, 성체성사도) 곤란합니다”라는..
가톨릭뉴스지금여기 기자로 일하던 시절, 2017년에 취재하고 썼던 기사다.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그 말을 들은 덕분에 이 기사도 다시 읽어 보고, 별 것 아닌 듯한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내가 제법 공을 들였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또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나를 만나 주고, 여러 정보제공 및 논평으로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었던 마음씨 좋은 신자 분들도 떠오른다. 고마운 분들. 어려운 문제를 겪어 냈을 이 본당 공동체가 분열과 상처를 잘 이겨 내길 바란다. 인헌동 본당, ‘사무장’ 두고 갈등 심각 일부 신자, 교구에 탄원서 내고 집회 거듭 강한 기자 ( fertix@catholicnews.co.kr ) 승인 2017.04.21 09:59 | 최종수정 .. : 천주교 서..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분께서는 선하시고 그 자비는 영원하시다. (다니 3,89) 연초 MT를 했던 장소의 물건에 적혀 있는 성경 말씀을 옮겨 적어 왔다. 다니엘서에 이런 말이 있었구나. 지금 보면 별 감흥이 없지만, 당시는 마음이 힘들던 때여서 그랬는지 적어두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시 찾아보니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불가마에 던져 넣은 다니엘의 세 동료(하난야=사드락, 미사엘=메삭, 아자르야=아벳 느고)가 구원받은 후 부르는 노래(다니 3,51-90)의 일부분이었다.
신을위한변론우리가잃어버린종교의참의미를찾아서 카테고리 종교 > 종교일반 지은이 카렌 암스트롱 (웅진지식하우스, 2010년) 상세보기 종교는 우리 마음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도록 가르치는 실천적 수련이다. 이 점은 이 책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종교적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종교의 가르침이 참된지 거짓인지 판단하겠다고 권위를 갖고 따져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종교의 교리를 의례나 윤리적 행동으로 옮겨 행했을 때만 참된지 거짓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도 다른 기술들처럼 인내와 노고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런 일에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도 있고, 형편없이 서툰 사람도 있고, 뭐가 중요한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종교인들..
도덕성과 종교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윤리적 믿음과 행동이 10가지 부정적 계명을 밑바탕으로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 계명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건네준 석판 위에 다소 부자연스럽게 새겨져 있었다. (10가지 계명들 가운데 실제로 윤리적인 것은 단지 6가지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윤리를 이런 식으로 생각한단다. … 거의 모든 시대에서 너희가 지키려고 노력하는 일련의 규칙들로 말이다." "만일 너희가 10가지 규칙들을 모두 기억할 수 없다면, 한 가지 황금률을 굳게 지킴으로써 도덕적 삶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타인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언제나 타인을 대하라.'" 이 '호혜성 규칙'의 기원은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며 세계 각지의 많은 종교들에서 발견된다. 그것은 ..
판관 12,1-7 입타와 에프라임 지파 1 에프라임 사람들이 동원되었다. 그들은 차폰으로 건너가서 입타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암몬 자손들과 싸우러 건너갈 때에, 같이 가자고 우리를 부르지 않았느냐? 네 집을 너와 함께 불태워 버리겠다.” 2 그러자 입타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내 백성과 더불어 암몬 자손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면서 그대들을 소집하였소. 그러나 그대들은 나를 그들의 손에서 구해 주지 않았소. 3 그대들이 구해주지 않는 것을 본 나는, 목숨을 걸고 암몬 자손들이 있는 곳으로 건너갔소. 그랬더니 주님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겨주셨소. 그런데 그대들은 어찌하여 오늘 이렇게 올라와서 나와 싸우려 드는 것이오?” 4 그러고 나서 입타는 길앗 사람들을 모두 모아 에프라임인들과 싸웠다. 길앗 ..
히브리인은 자신의 종교가 본질적으로 일신교적인 요소가 있다고 계속 주장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이원론으로 이행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들은 일신론자였고, 단 하나의 신이 있었으며 그 이름은 야훼였다. 이 신은 전능했다. 그러므로 이제 이 신은 전적으로 선했으므로 악은 신의 본성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악은 여전히 존재했다. 이러한 악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히브리인은 이원론으로 방향을 옮겨야 했다. 일신론에서 멀어지는 어떠한 행위도 심각한 신성 모독으로 여겨졌던 히브리인은 자신의 종교에 스스로 무엇을 끌어들인 것인지 완전하게 인식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외경에서도 악마의 기원이나 본성이 전적으로 악이라고 명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명시적인 일원론과 암묵적인 이원론 사이의 긴장관계야말로 유대교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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