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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위한변론우리가잃어버린종교의참의미를찾아서
카테고리 종교 > 종교일반
지은이 카렌 암스트롱 (웅진지식하우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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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는 우리 마음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도록 가르치는 실천적 수련이다. 이 점은 이 책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종교적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종교의 가르침이 참된지 거짓인지 판단하겠다고 권위를 갖고 따져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종교의 교리를 의례나 윤리적 행동으로 옮겨 행했을 때만 참된지 거짓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도 다른 기술들처럼 인내와 노고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런 일에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도 있고, 형편없이 서툰 사람도 있고, 뭐가 중요한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의례와 수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하기 힘든데, 이는 마치 스케이트 선수가 얇은 스케이트날로 빙판 위를 활주하면서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법칙은 제대로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3쪽)

  현대의 회의론자들은 "인간의 말을 넘어선 곳에 신의 웅변이 있다"는 스타이너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신 개념이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수행도 하지 않으며 종교의 '비결'도 잃어버렸다. 역사학자들이 근대 초기라고 일컫는 16-17세기에 서구인들은 과학적 합리성에 지배되고 경제적으로 기술과 자본에 기반을 둔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발전시켰다. 로고스가 눈부신 결과를 일궈내면서 신화는 신뢰를 잃었고 과학적 방법이 진리를 구하는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종교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더라도 어려운 것이 되었다. 신학자들이 과학이라는 기준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기독교의 뮈토스를 경험적, 합리적, 역사적으로 입증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고 그에 걸맞지 않은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철학자와 과학자들은 더 이상 의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고 종교적 지식도 실천적이라기보다는 이론적인 지식으로 변해갔다. 신이 땅 위를 걸어 다니고, 죽은 자가 무덤 밖으로 걸어 나오고, 바다가 기적적으로 갈라지던 옛이야기를 해석하는 법도 잊어버렸다. 신앙, 계시, 신화, 신비, 신조와 같은 개념들도 우리 선조들이라면 깜짝 놀랐을 만한 방식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특히 '믿음(belief)'이라는 말의 의미도 변해서 종교의 교리를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정통 교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종교인의 가장 중요한 일인 것처럼 종교인을 '믿는 자(believer)'로 일컬을 때가 많다.
  (26-27쪽)

  누군가의 신실한 믿음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늘날 신의 상징체계도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들은 영감을 주는 의례와 활기찬 공동체 생활 속의 수련을 통해 초월적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한다. 이 세상 모든 종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진정한 영성은 다른 사람과 '같이 느낄' 줄 아는 실천적 공감(compassion)으로 부단히 표현되어야 한다. 종래의 신 개념이 타인에게 공감하고 타인을 존중하도록 고무한다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신은 3000년을 이어온 유일신의 역사 속에서 발전되어온 수많은 신 개념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신'은 한계가 없기에 그 누구도 신이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종교적 진리의 본질에 관해 혼란을 겪고 있으며 종교에 관한 지금의 수많은 논의가 논쟁적 성격을 띠면서 혼란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쓰는 목적은 간단히 말해서 뭔가 새로운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28-29쪽)


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 / 소설가
출생 1944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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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
1944년 영국 출생.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종교비평가인 카렌 암스트롱은 열일곱 살 되던 해 수녀로서 로마가톨릭에 귀의하지만 수녀원의 엄격한 규율 등에 실망한 후 7년 후 환속한다. 이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지만 학자의 길을 걷지 못하고, 또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지만 지병인 간질로 인해 사직하게 되는 등 시련의 시간을 거친다. 이때의 경험을 담아 펴낸 첫 번째 자서전인 '좁은 문 사이로'가 반향을 얻어 BBC의 종교 다큐멘터리를 맡으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종교비평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녀는 방송을 위해 들렀던 팔레스타인에서 이슬람을 접하게 되고, 이후 그동안 갖고 있던 종교적 관념들이 깨지면서 다시 태어나는 '돌파(breakthrough)'를 경험한다. 세계종교들은 갖가지 신조와 경전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는 공통적으로 '공감'이 흐르고 있음에 주목하게 된 그녀는 다양한 저술, 강연, 방송 등을 통해 세계종교의 조화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현재 미국 국회와 국무부 등의 정책 자문을 하고 있고, 유엔이 발의한 '문명의 화합' 대사직을 맡기도 했다. 2008년에는 그간 종교적 자유를 위해 활동한 업적을 인정받아 프랭클린 루즈벨트 자유메달과 TED[각주:1]상을 받았으며, 현재 TED의 국제프로젝트인 '공감의 헌장'을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의 역사', '신화의 역사', '마호메트 평전',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이슬람', '마음의 진보', '위대한 전환', '신을 위한 전투', '성서' 등이 있으며 이 저서들은 전 세계 45개 언어로 번역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출처 :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01114699)


 

(동영상 강의) 카렌 암스트롱: 황금률을 회복시킵시다 (from TED)
 

  1.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널리 퍼져야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가 모토로 삼는 미국의 비영리재단. 2005년부터 매년 3명 '세상을 바꾸는 소망'을 가진 이들에게 TED상을 수여한다. (http://ko.wikipedia.org/wiki/TED 참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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